작성날자 : 2019-12-07    조회 : 360
 
단편소설 《금강의 돌》(5)

                                                                                             글 조인영

일행에서 멀리 뒤떨어졌던 정녀는 도중에서 기다리는 남편과 함께 옥류동에 이르렀다.

늦어진 사연을 자초지종 이야기들은 남편은 한껏 너그러워져서 핀잔의 말 한마디도 없었다.

옥류동에 이르니 옷고름을 담그면 금시 초록물이 들것 같은 맑고 깨끗한 물이 너럭바위를 핥으며 살같이 흘러내렸다. 그러다가는 문득 방아확처럼 깊고 둥글게 패운 곳에 이르러서는 다리쉼이라도 하듯 빙빙 돌다가는 또다시 갈길을 재촉하며 요란하게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정녀는 기묘한 경개에 눈이 팔렸다가도 문득 금로수부근에서 만났던 평양녀인의 모습이 떠오르자 말로는 이름 못할 야릇한 환희가 가슴 그들먹이 차오름을 느끼였다.

너무나도 수수하고 친근하면서도 어덴가 보통녀인같지 않은 인품이 느껴져서 막 대하기가 어렵던 녀인이였다. 금로수부근에서 처음 만났을 때 명산과 속삭이듯 근엄한 표정으로 서있던 평양녀인의 모습이 때없이 눈앞을 막아섰다. 그 어떤 격정의 북받침이였던지 알릴듯말듯 녀인의 눈가에 차오르던 그윽한 물기조차도 정녀로서는 어떻게 리해할수가 없었다.

가만히 되새겨보니 자기 잘못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평양녀인을 함께 앞세우고 왔어야 했을것을…

평양은 예서 천리를 헤아리는데 한번 가면 언제 다시 산구경을 하랴.

평양녀인과 헤여진 뒤 벌써 몇번이나 자신의 처사를 후회하는 현정녀다.

점심때가 되자 샘마을 일곱집식솔이 빙둘러앉은 휘넓은 너럭바위우에서는 즐거운 점심식사가 한창이였다.

식성이 서로 다른 집들이 한자리에 앉아 자랑이라도 하듯 싸가지고온 음식들을 권하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정녀는 오이김치를 접시들에 나누어 담아서 매 집식솔들이 골고루 맛보도록 군데군데 놓아주었다.

그리고나서 《이건 정말 귀한 고추장인데 모두들 꼭같이 맛들 보세요.》라고 하면서 평양녀인이 준 고추장보시기를 돌리였다.

《아니, 이런… 세상에 이렇게 기막힌 장맛이 어데 있소?》

딸기빛갈처럼 새빨간 고추장을 떠서 맛을 본 정녀의 남편은 무어라 찬사의 말을 더 고르지 못하였다.

정녀도 장을 떠서 맛보았다. 찹쌀엿처럼 차진 고추장은 알맞춤한 매운맛과 단맛 그리고 쩡한 맛까지 그대로 잃지 않고있어서 그 감칠맛을 이루 형언할수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저마다 장의 독특한 맛을 놓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거참, 당신이 만났던 평양녀인의 장 담그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군그래.》

정녀의 남편은 벌써 몇번째나 감탄한다.

《어찌 장 담그는 솜씨뿐이겠나요. 점심을 짓는다면서 샘터를 얼마나 정갈하게 손질해놓았는지 아예 그곳에 살림을 펼것만 같더라니까요.》

《음.》

남편도 감복이 되는지 가슴속깊이에서 탄성을 내뿜었다.

《글쎄 그 녀인은 김일성장군님께서 녀성들도 하루빨리 우리 글을 깨쳐서 새 나라건설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우리 함께 배우고 또 배우자고 말했어요.》

정녀의 말을 들은 샘마을녀인들은 저마다 그러자고 고개들을 끄떡이였다.

                                                                                                   (계속)


 
   

련계 / 문의 / 사진 / 동영상 / 독자게시판

관리자 (E-Mail): kszait@star-co.net.kp

Copyrightⓒ 2012 - 2020 《조선금강산국제려행사》

辽ICP备13001679号-1
{caption}
이전 다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