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12-07    조회 : 311
 
단편소설 《금강의 돌》 (6)

                                                                                             글 조인영

점심을 치르자 정녀는 평양녀인이 안겨준 고추장보시기를 맑은 물에 깨끗이 씻어들고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기였다.

불시에 금로수샘터가 눈에 얼른거리고 평양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점심을 마친 마을사람들이 옥류동물가에 흩어져서 산책을 할 때 정녀는 남편에게 자기의 진심을 터놓았다.

《이봐요, 이 장보시기를 돌려드릴겸 제가 먼저 내려가겠어요. 그 녀인이 외지에 나와서 점심을 짓느라고 좀 애바르겠나요. 조금이나마 돕지 못하고 올라온게 가슴이 걸리누만요.》

속깊은 남편은 기꺼이 수긍하였다.

《어서 먼저 내려가보오.》

정녀는 그길로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정녀가 한참 내려오다보니 길가에 모여선 많은 사람들이 흥분과 감격에 휩싸여 손세를 써가며 청높이 웨쳐대고있었다.

영명하신 김일성장군님께서 구룡연으로 올라가시였다는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항일의 녀장군이신 김정숙녀사께서도 김일성장군님을 모시고 함께 오셨는데 글쎄 장군님께 점심을 지어올리시려고 구룡연구경마저 뒤로 미루시고 저아래 어느 부근엔가 떨어지셨다고들 했다.

정녀의 마음은 불시에 흥분으로 높뛰였다.

혹시 그 평양녀인이 김일성장군님과 김정숙녀사를 모시고 함께 온 녀인은 아닌지?

그렇다면 그곳에서 김정숙녀사를 만나뵈올수 있지 않을가.

정녀는 심장이 널뛰듯 하여 발치에 칠칠 휘감기는 연분홍명주치마를 허리춤에 끄당겨 올리쥐고 종종걸음으로 산을 내렸다.

그가 다급히 금로수샘가에 이르렀을 때 거기엔 인적이 없고 하얀 법랑고뿌만 외롭게 놓여있었다.

평양녀인은 목마른 사람들을 위하여 고뿌를 남겨둔채 벌써 산을 내려갔을지도 몰랐다.

그는 행여나 하는 생각으로 행길을 가로질러 내가로 내려갔다.

소연한 바람소리와 돌돌 굴러내리는 물소리가 청고운 산새소리에 어울려 마음을 흥떡이게 한다.

(옳지.)

정녀는 두손을 맞잡으며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얼마 멀지 않은 개울가에서 무슨 일엔가 열중하고있는 평양녀인의 모습을 띄여본것이다.

(무슨 일을 하는걸가?)

정녀는 평양녀인의 일손을 방해할가 저어하며 한걸음두걸음 조심히 다가갔다.

개울녘에 다소곳이 앉은 녀인은 깊은 생각에 잠긴듯 천천히 손을 놀리다가 드디여 인기척을 느낀듯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산구경은 안하고 어찌된 일이예요?》

정녀는 손에 들고온 장보시기를 내보이며 빙그레 웃었다.

《온참, 그릇때문에 먼저 내려오다니요.》

평양녀인은 안됐다는듯 정녀를 가볍게 나무랐다.

다시 못 만나면 어찌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이보세요, 내려오면서 듣자니까 글쎄 말이예요, 김일성군님께서 구룡연에 오시여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셨다지 않나요. 김정숙녀사께서도 장군님을 모시고 함께 오셨다는데 우리야 촌에 배겨있다보니 얼핏 스쳐지나면 알아볼수가 있겠나요!》

정녀는 안타까움에 울가망이 되였다.

평양녀인은 어째서인지 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는듯 물묻은 손으로 입술을 가볍게 누르더니 정어린 눈길로 정녀를 바라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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