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8-12-08    조회 : 290
 
절경에 황홀한 나머지

천하명승 금강산은 그 기묘함과 웅장함, 변화무쌍하고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으로 하여 일찍부터 주변의 여러 나라에도 널리 알려졌다.

금강산이 세계적인 명산으로 어떻게나 소문이 났던지 다른 나라의 한 시인은 《원컨대 고려국에 태여나서 한번만이라도 금강산을 보았으면》하는 글을 지어 자기의 평생소원이 풀리지 않은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금강산이 세상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으로 되고있었기에 조선에 일이있어 왔다가 금강산을 구경한 사람들은 자기를 행운아로 여기였다.

어느해인가 우리 나라를 방문한 외국사신일행중에 정동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일찌기 금강산이야기를 들은 후부터《죽기 전에 금강산에 한번 가보았으면 원이 없겠다.》고 하면서 금강산유람을 평생의 소원으로 삼아왔었다. 그러던 그가 조선에 가는 사절단에 망라되게 되자 너무 기뻐 어쩔줄 몰라하였고 사절단이 떠날 날자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이 기회에 금강산에 기어이 가보리라 속다짐하였다.

조선에 온 그는 운이 좋았다. 마침 금강산의 유점사에서 큰 불교행사가 진행되였는데 정동은 거기에 참가하게 되였던것이다.

금강산을 찾아 외금강의 초입인 온정동에 들어선 그는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을 떠이고 기치창검마냥 거세차게 솟아오른 봉우리들을 쳐다보며 《야!》하는 외마디 탄성을 올렸을뿐 가지의 감개무량함을 표현할 적당한 말을 고르지 못하였다. 동료들이 저만치 앞서갔으나 떠날념을 않는 그를 지켜보던 역관(통역원)이 《금강산구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벌써부터 그토록 넋을 잃으면 어떻게 다 돌아보시겠소이까. 자, 어서 가십시다.》하고 손을 이끌어서야 그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금강산구경은 걸음마다 찬탄과 놀라움, 경탄과 부러움속에서 계속되였다. 그는 금강산의 유명한 명소들을 찾거나 전망이 좋은 곳에 올라 한폭의 그림같은 주변경치를 바라볼 때마다 동행한 우리 나라 관리들에게 《금강산은 과시 명산중의 명산이다.》라고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펴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외국사신일행이 내금강의 만폭동에 들어서서 금강대와 백룡, 흑룡, 비파, 벽파담을 지나 보덕암에 이르렀을 때였다. 구리기둥 하나에 의지하여 합각지붕, 배집지붕, 사가지붕을 차례차례 보기 좋게 머리에 얹고 아슬아슬한 벼랑턱에 붙어있는 보덕암은 금강산의 경치를 더해주며 조선민족의 슬기와 재능을 자랑하고있었다.

사람의 힘으로써는 도저히 이룰수 없다고만 생각되는 이 창조물앞에서 정동은 꿈을 꾸는듯 한 환각에 사로잡혔다. 원래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그는 제정신없이 보덕암에 올랐다. 구리기둥뒤로 쇠사슬을 비끄러매였을뿐이므로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거리는 암자에 들어선 그는 마치 얇은 살얼음을 밟는것만 같아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는 암자안을 돌아보고 완전히 자기를 잊을 정도로 무아경에 빠졌다.

보덕암의 문을 열고 사슬란간에 의지해 선 그는 《이곳이야말로 진짜 부처의 경지임에 틀림없다. 원컨대 여기에서 죽어서 조선사람이 되여 오래오래 부처세계를 보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고 보덕암에서 내려와 서슬 푸른 흑룡담에 훌쩍 뛰여들었다.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뜻밖의 일에 깜짝 놀란 일행은 《앗!》비명을 지르며 방금 그가 뛰여든 담소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검푸른 흑룡담의 물결만이 소용돌이칠뿐 그는 다시 솟구쳐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금강산을 보기가 원이였던 그는 금강산의 절경에 매혹되여 자기의 목숨까지 바쳤다.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전해져 금강산은 더욱 유명해졌다. 그리하여 조선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강산의 그림이라도 볼것을 열망하여 자기 나라에 온 조선사신일행을 앞을 다투어 찾아왔다고 한다.

근세이후 금강산은 더 널리 세상에 알려져 아시아는 물론 멀리 유럽의 려행가, 탐험가, 학자들도 금강산으로 찾아왔다. 그가운데는 세계적인 려행가로 이름난 영국의 이자벨라 비쇼프녀사도 있었다. 그는 금강산을 돌아본것은 자기 일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였다고 하면서 이런 말을 남기였다.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세계의 어느 명산의 아름다움도 초월하고있다. 이에 대하여 쓴 글은 한갖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미의 모든 요소들로 가득찬 이 대규모의 계곡은 너무나도 황홀하여 사람들을 마비시킬 정도이다.》

그와 같은 시기에 온 도이췰란드의 한 탐험가의 심정 역시 다를바 없었다. 그는 《금강산의 웅대한 전경, 산체의 대담한 구성, 매달린 절벽, 아직 도끼질한 일이 없는 처녀림, 순결한 폭포, 빨리 흐르는 여울가, 깊은 소에서 나타나는 광선과 색채의 변화… 아아! 이 세상 그 어디에 이 신비한 절경과 비교할만 한 곳이 있겠는가.》라고 극구 찬양해마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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