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06-09    조회 : 240
 
복을 불러오는 섬(3)

그러던 삼손이는 불현듯 백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놈을 보기만 해도 징그럽고 구역질이 난다던 안해의 말이 귀청을 때리듯 울려오며 때아닌 선심을 쓰던 백가의 능글맞은 거동과 옥매를 데려가지 못해 몸달아하던 그놈의 모든 짓이 오늘의 변고와 잇닿은것으로 짐작되였다.

주먹을 틀어쥔 그는 곰나루고개를 넘어 백가네집으로 달려갔다.

삼손이는 한달음에 그놈의 집에 이르자 나는듯 백가의 방에 뛰여들어 들이댔다.

《내 처가 어디 있소? 그를 당장 내놓소!》

백가는 무슨 일을 낼듯 떡메같은 주먹을 휘두르며 을러메는 삼손이를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더니 꽥 소리쳤다.

《처를 내놓으라니? 그건 무슨 생뚱같은 수작이야.》

《흥, 놈팽이들을 시켜 우격다짐으로 꽁쳐 메온걸 모를줄 알구. 시퍼렇게 살아있는 내 눈도 밤중인줄 알았어? 탕을 쳐 죽이기전에 썩 내놔!》

《이놈, 여기가 어디라구 그따위 생벼락 맞을 소리를 하느냐. 하늘이 내려다본다. 그래 만석군부자인 내가 아무리 녀색에 궁이 든들 시들어빠진 남의 계집이나 꽁쳐올 사람으로 보이느냐. 녀편네는 어디다 떼우고 헛딴데 와서 행악질이냐. 고현놈같으니!》

분을 삭이지 못하는듯 백가의 고함질은 삼손이도 고개를 기웃거릴만큼 천연덕스러웠다.

제눈으로 보지 못한 일을 가지고 무턱 행패질을 할수도 없어 삼손이가 주밋거리고있을 때 백가가 밖에 대고 소리쳤다.

《게 누가 있느냐. 이 정신빠진놈을 냉큼 쫓아버려라!》

그 말이 떨어지자 힘꼴이나 쓰게 생긴 장정 몇이 달려들어와 삼손이를 밖으로 내몰았다.

삼손이는 대문밖으로 밀려나왔으나 제 집으로 발길이 돌려지지 않았다.

반겨 맞아줄 사람 없는 빈집이여서 마음이 끌리지도 않았지만 곰곰히 더듬을수록 안해의 실종이 보기에도 음침한 이 집과 잇달린것으로 보아지며 천연덕스러운 백가의 으름장이 더더욱 의심스러워졌다.

그는 생각던끝에 좀 더 알아볼 작정을 하고 그 부근의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초조한 마음으로 밤이 오기를 기다리였다.

날이 어둡자 그는 두길이나 되는 백가의 집 담장을 바람같이 날아넘어 뜨락깊이에 소리없이 스며들었다.

방이 아흔아홉간이나 된다는 궁궐같은 집에서 안해가 갇혀있는데를 찾는다는것은 헐치 않았으나 생사를 결단하고 차례차례 더듬었다.

그러는동안 밤도 퍼그나 깊어 자정이 넘었을 때 삼손이는 으슥진 별채의 어느 한 방에서 낮게 웅얼거리는 사나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발소리를 죽이며 방앞에 다가선 삼손이는 문창호지에 침을 발라 구멍을 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얇은 명주잠옷바람의 백가가 방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은 옥매를 금시 덮칠듯 치근덕거리고있었다.

《그렇게 너무 뻣대지 말아라. 제 녀편네의 입건사 하나 온전히 못시키는 삼손이녀석따위가 뭐라구 그다지도 못 잊어하느냐. 삼손이가 그 메마른 진불땅에서 몇십년 농사를 지어두 내 고간에 찬 쌀의 한쪽 귀퉁이만큼도 못거두어. 맨손바닥밖에 없는 사내에게 매여 고생하기보다 내곁에서 호강하는게 더 낳을걸. 자 어서 내 말을 들어라.》

백가가 팔을 벌리고 다가서자 옥매는 후닥닥 몸을 일으키더니 사나이의 뺨을 호되게 후려쳤다.

백가를 쏘아보는 옥매의 눈이 번쩍이였다.

독이 오른 백가놈이 사납게 씨근대며 옥매에게 덮쳐드는 순간 삼손이가 방문을 차고 뛰여들어갔다. 그는 백가의 덜미를 잡아 돌덩이같은 주먹으로 탕치듯 상판을 후려치였다.

뼈와 이발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백가놈이 사지를 뻗고 늘어졌다.

옥매의 손목을 잡아 이끌고 마을로 돌아온 삼손이는 모래불에 얹혀있는 배를 내리워 바다에 띄웠다.

마을좌상로인이 몇몇 동네사람들과 함께 달려와서 삼손이에게 물었다.

《자네 어쩌자구 이러나? 고기잡이철도 아닌데 배는 왜 갑자기 띄우냐말이네.》

삼손이는 지난밤에 벌어진 모든 사실을 이미 알고있는 좌상로인에게 말했다.

《제가 백가를 때려눕혔으니 그놈의 패거리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겁니다. 안해와 함께 저 국도로 건너가겠습니다. 거기서 살며 복삼태기를 바다로 향하게 돌려놓겠습니다.

저 국도가 바다의 복을 안아들이여 우리 진불마을이 잘살게 되면 백가와 같은 부자놈들이 결코 우리를 업신여기며 날치지 못할겁니다. 그때를 기다려주십시오.》

                                                                                     (계속)


 
   

투자유치 / 련계 / 문의 / 사진 / 동영상 / 독자게시판

관리자 (E-Mail): kszait@star-co.net.kp

Copyrightⓒ 2012 - 2019 《조선금강산국제려행사》

{caption}
이전 다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