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06-21    조회 : 392
 
악평에 대한 대답

우리 나라 봉건시대의 문학사를 더듬어보면 옛날부터 금강산을 찾아간 수많은 시인들과 탐승객들이 금강산의 절경을 시가로서뿐아니라 기행문형식의 산문으로 칭송한 작품들도 많이 볼수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의 하나가 리상수의 《동행산수기》이다.

리상수(1820~1882)는 19세기중엽에 활동한 재능있는 시인으로서 시와 산문에 다 능하였다.

아름다운 조국강산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감정을 지닌 그는 곡절도 많고 시비도 많은 벼슬길에 나서기보다는 명산대천을 돌아보며 시를 읊고 탐승기나 려행기를 써서 우리 조국 금수강산을 소개, 자랑하는것을 더 큰 락으로 삼았다.

이런 그였기에 제 나라 제 땅에 살면서도 조국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참을수 없는 분격을 느끼군 하였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정승댁사랑에 모여든 문객들이 사신일행의 한 성원으로 이웃나라에 갔다온 량반을 둘러싸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그가운데는 리상수도 끼여있었다.

그 량반은 세상에 두번다시 보지 못할 구경을 제 혼자 하고나 온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성수가 나서 이야기판을 벌려놓았다.

그는 사신일행을 맞이하는 의식이 굉장하더라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그 나라의 문물제도와 풍습, 례의범절, 음식에 이르기까지 소개하면서 모든것이 우리 나라와는 대비도 되지 않을만큼 훌륭한데다가 품위있고 솜씨가 이만저만 아니더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구찬양하는것이였다. 리상수는 그 량반의 첫마디부터가 비위에 거슬려 귀등으로 흘려보냈다. 그런데 이때 그 량반이 잠간 숨을 돌리는 기회를 타서 좌중의 한 사람이 《그래 거기서는 그 나라의 명사들을 더러 만나보았는가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량반은 《만나보다뿐이겠소.》하며 손을 버쩍 쳐들었다. 그는 손가락을 하나둘 꼽으면서 그 나라에서 명성이 자자한 문장가, 서예가, 화가들의 이름을 내리엮더니 그들과 만나 5언절구, 7언절구로 한시짓기를 하던 이야기며 글씨와 그림들을 감상하던 일들을 한바탕 신이 나서 주어섬겼다.

그리고나서 하는 말이 또 가관이였다.

《이번에 새로이 느꼈소만 그분들의 시는 뜻이 웅건하고 깊은데다가 글씨와 그림들은 필법과 필치가 다채로와 듣고보는 우리들로서는 그저 탄복할뿐이였지요.》

점점 한다는 소리가 역겹기만 하여 리상수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참인데 다른 한사람이 《그 나라의 경치는 어떤것들을 보았는가요?》라고 묻는 바람에 다시 무슨 말이 나오는가 들어볼 심산으로 눌러앉았다.

그 량반은 이번에도 자기가 돌아봤다는 그 나라의 명산들을 꼽고나서 천하에 둘도 없는 절승경개라느니, 말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어렵다느니 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그래 우리 나라의 금강산과 대비하면 어떻던가요?》하고 좀전의 그 사람이 다시 물었다.

《금강산말인가요? 허 참 금강산이야 산이 되다만 산인데 대비고 뭐고 할것도 없지요.》

그 량반의 대답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좌중은 일시에 놀랐다.

(시라소니의 입에서는 시라소니의 말밖에 나올게 없다더니 뭐 금강산이 산이 되다만 산이라구?)

리상수는 더이상 참을수 없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여보시오, 당신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요? 이 나라에 태를 묻은 사람같지 않구려, 다시한번 금강산을 모독하는 말을 했다가는 혀를 뽑아치울줄 아시오.》

추상같이 호령하고난 그는 《쓸개빠진 량반같으니라구.》라고 한마디를 남기고는 자리를 떴다.

이 일이 동기가 되였는지는 몰라도 리상수는 얼마후 금강산을 찾았다. 그는 금강산일대를 유람하면서 자기 눈으로 본 금강산 곳곳의 자연풍경을 자세히 기록해두었다가 그것을 《동행산수기》라는 표제아래 묶었다.

리상수는 《동행산수기》에서 철이령을 넘어 장안사로 간 다음 명경대, 령원동, 수렴동, 백탑동, 표훈사, 정양사, 수미탑, 만폭팔담, 중향성, 은선대, 유점사, 구룡연, 만물상의 순서로 내, 외금강을 돌아본데 대해 쓰고 고성읍으로 가서 바라본 외금강의 경치와 해금강, 삼일포의 절경을 일일이 소개하였으며 통천으로 가는 도중의 바다경치와 총석정, 천도의 풍치들을 생동한 필체로 자세히 묘사하였다.

부피두터운 이 탐승기에서 그는 다른 나라 사람들도 부러워하는 천하명승 금강산이 있는 나라에서 사는 기쁨과 긍지를 가지고 금강산 명승들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고도 형상적으로 잘 그렸다.

수렴동의 수렴폭포를 보고 《흩뿌리면 구슬이 되고 모으면 비단필이 되는데 얼씬얼씬 내달리니 사람의 눈동자도 이를 따라 내려간다. 그러다가 눈을 돌렸더니 곁에 있는 바위들이 다 빙빙돌아 배를 탄것 같다.》고 한것은 그 대표적실례이다.

남달리 금강산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가지고 쓴 이 글에서 그는 금강산이 산이 되다만 산이라고 악평한자를 념두에 두고 그자를 《응당 혀를 뽑는 지옥에 넣어야 한다.》고 준렬히 단죄하였다.

리상수는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금강산의 절경을 소리높이 구가한 시들도 썼다.

수정같이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골안 곳곳에 늪과 그리 높지 않은 폭포가 있고 그것들이 깨끗한 바위, 무성한 숲과 잘 어울려 실로 아름다운 풍치를 이루고있는 옥류동과 정양사, 팔담의 절묘한 경치를 시구에 담아 노래하였다.

리상수는 이밖에도 《백운대》,《백탑동을 찾아서》를 비롯한 많은 시들에서 금강산 명소들의 절경을 격조높이 자랑하였다.

그가 쓴 금강산 시들과 기행문 《동행산수기》는 악평자의 궤변에 대한 대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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