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07-22    조회 : 154
 
선돌이의 환생(3)

선돌이와 원은 불에 덴듯 흠칠 놀랐다. 장사치는 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말씀드리기 황공하오나 소인이 몸에서 잠시도 떼놓지 않던 그 띠를 풀어 물밖으로 내던지는걸 본이는 나으리와 저 젊은이 두분밖엔 없소이다. 나리께선 소인의 목숨을 구원해주셨으니 또 한번 살려주시는셈치고 띠를 찾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소이다.》

그 말에 원의 눈은 별안간 세모눈이 되였다. 원은 숱좋은 턱수염을 떨며 길길이 뛰였다.

《이놈, 네 감히 누구를 의심하는거냐? 내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한 고을의 당당한 관장이거늘 장사치의 더러운 손때 묻은 금알갱이부스럭지나 탐낼줄 아느냐. 너는 제목숨을 구해준 사람에게 얼토당토 않는 루명을 들씌우려는 천하에 몹쓸놈이로구나. 이놈, 사지를 찢어 그 죄를 다스리기전에 내 눈앞에서 썩 사라지지 못할가.》

《저… 그건…》

사나이는 원의 그 호령에 더 말을 못하고 울먹이며 물러갔다.

이윽고 원과 함께 림시 거처하고있는 암자로 돌아온 선돌이는 잃어진 장사치의 띠를 두고 이리저리 따져보았으나 없어진 까닭을 알수 없었다. 이때 장정 여럿이 불시에 들이닥쳐 무작정 선돌이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세웠다.

《이 도적놈아, 네가 금띠를 훔쳤지?!》

선돌이는 순간 얼떠름했으나 그자들이 뭇매를 안기려고 덤벼들자 주먹질 발길질 몇번으로 모두 어렵지 않게 물리쳤다.

와당탕퉁탕하는 싸움질소리를 듣고 곁방에 있던 원이 들어왔다.

《대체 무슨 일이냐?》

그중 기골이 장대한자가 공손히 말했다.

《소인은 여기 관가의 형리올시다. 저놈이 금띠를 훔쳤다는 남도상인의 신고를 받고 잡아들이려 왔소이다.》

《그놈이 신고를 했다구? 저를 구원해준 은인을 도적으로 몰다니. 그런 배은망덕한놈이 어디 있는고.》

원은 노발대발하고 형리는 황송하여 굽석거리였다.

《저… 그 상인은 사또님에 대해선 조금도 딴 생각이 없고 저 하인녀석을 의심합니다.》

《음! 이놈은 나의 하인이니 내가 직접 알아보고 처분하겠다. 너희들은 그냥 내려가거라.》

형리일행이 떠난 뒤 원은 선돌이때문에 량반이 천하에 없는 망신을 당한다고 안절부절하였으며 선돌이는 관가의 하인노릇이나 하며 끌려다니니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죄까지 뒤집어쓴다는 통분을 금할수 없어 밤늦도록 잠못이루고 뒤치락거리였다.

눅잦힐수 없는 그의 울화를 부채질하듯 밤중부터 창대같은 비가 억수로 쏟아져내리였다.

밤도 퍼그나 깊었을 때 문득 번개가 어둠을 째며 벙끗 빛나더니 암자의 지붕에 《쾅-》하고 벼락이 내려졌다.

룡마루와 벽이 무너져내리며 무슨 육중한것이 몸에 덮씌워지는속에 선돌이와 원은 정신을 잃고 깊은 암흑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갔다.

한동안 지나 어렴풋이 정신이 든 선돌이는 눈앞에 펼쳐진 정경에 깜짝 놀랐다. 무엇이나 다 무시무시하고 괴이하기 이를데 없었다.

알고보니 이곳은 인간세상에서 중죄를 지은자들을 잡아들인다는 염라국이였다.

선돌이와 원은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옥졸들에게 두팔을 꽁꽁 묶이여 지옥의 우에 뚫려있는 하나밖에 없는 문을 지났다.

지옥에 다달으니 사람이 한평생 지은 죄를 빠짐없이 비쳐본다는 거울인 명경앞에 염라대왕이 위엄있게 앉아있고 한쪽 옆엔 판결문에 찍을 도장이 놓여있었다. 그아래에는 관을 쓴 판관들이 옥과 짐승뿔로 만든 홀을 받쳐들고 꿇어앉았다.

그리고 룡상아래 좌우로 백여명의 신하들이 엄숙한 몸가짐을 하고 주런이 늘어섰다. 좀 떨어진 아래켠에서는 창검을 비껴든 사자들이 담을 치고 서있기도 하고 나들기도 하면서 처분받은 죄인을 기다리는참이였다.

사자가 먼저 원을 염라대왕앞에 데려다 꿇어앉히였다.

《네 이름은 무엇이며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있었느냐?》

원은 엄엄한 염라왕의 물음에 낯빛이 새하얗게 질리였으나 량반의 거드름스러운 틀은 여전하였다.

《소생은 호가 송산이고 이름은 리종암으로서 종4품관인 령천고을의 원이올시다.》

《여기는 인간세상에 지은 죄를 다스리는 염라대청이다. 네가 벼슬살이를 시작한후 백성들의 피땀은 얼마나 짜냈으며 어떤 죄를 지었는지 하나도 숨기지 말고 이실직고 하라.》

원은 허리를 바싹 굽히고 온몸을 와들와들 떨었다.

《소생은 임금에겐 충신이 되고 백성에겐 부모가 되라는 성현의 가르치심대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청렴결백하게 살아왔소이다.》

염라왕은 이 무서운곳에서도 량반행세를 하려드는 몰골이 가소로운지 원을 한켠에 밀어놓고 선돌이에게 물었다.

《너는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여기로 끌려왔느냐? 네가 지은 죄를 낱낱이 말하여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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