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12-05    조회 : 357
 
금란굴과 총석정(4)

그동안 금강마을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어느날 밤 갑자기 먹장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면서 바다가에 물안개가 자욱히 서리더니 아침에는 바다기슭을 따라 열길이 넘는 가파로운 벼랑이 병풍처럼 둘러졌다.

사람들은 이 신비한 조화에 눈이 휘둥그래졌고 해적의 침략을 막을수 있는 튼튼한 성새가 생겼다고 기뻐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연고로 생긴것인지는 누구도 몰랐다.

온 바다가마을사람들이 떠들썩하였지만 장쇠는 처녀와 만나기로 약속한 그 굴바위우에 매일 올라가군하였다.

마침내 헤여진지 나흘째되는 날 그들은 반갑게 다시 만났다.

어머님의 병환이 어떤가고 묻는 장쇠의 말에 선녀는 고개를 숙이면서 어머니가 이미 세상을 떠났으므로 의지할데가 없어 이렇게 찾아왔노라고 겨우 말했다.

그길로 장쇠는 처녀를 데리고 집에 내려갔다.

장쇠의 어머니는 물론 온 동네사람들이 아름답고 훌륭한 이 젊은이들이 서로 만나게 된것을 진심으로 기뻐하였으며 성의껏 도와 성례를 치르어주었다.

장쇠와 선녀는 세상에 다시없는 의좋은 부부가 되였다. 장쇠는 부지런히 농사를 짓는 한편 젊은이들을 거느리고 마을을 지키는 일에 앞장섰으며 선녀는 길쌈을 하면서 집안살림을 알뜰히 꾸려나갔다.

어느덧 그들사이에는 두 아들과 딸 하나가 생겼다.

수수바자를 단정히 둘러친 깨끗한 초가지붕밑에서는 언제나 도란도란 정다운 말소리가 새여나왔으며 저녁이면 어린것들을 무릎우에 앉히고 즐기는 정다운 부부의 웃음꽃이 피여났다.

선녀는 순박하고 근면한 사람들속에서 참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였다.

선녀가 이 마을에 와서 살면서부터 신기한 일이 또 하나 생겼다.

그것은 날씨가 사나와질 때면 선녀가 약초를 캐낸 그 굴어귀에 푸른 기운이 돌고 날씨가 순조로와질 때에는 금빛서기가 어리군 하는 신비로운 변화였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농사일을 하러 벌에 나가거나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갈 때면 그 굴을 바라보고 자기들이 해야 할바를 미리 알아차리군 하였다.

이때부터 해마다 풍년이 들고 외적들의 침입도 끊어져 사람들은 이전보다 한결 더 잘살게 되였다.

마을사람들은 금강산의 송백(소나무와 잣나무)을 다듬어 바다가 총석우에 아담한 정자를 세우고 《총석정》이라 이름지었다.

사람들은 여기에 모여와 아름다운 해금강의 경치를 바라보며 휴식의 한때를 즐기였고 달밝은 밤이면 이곳에서 구성진 퉁소소리가 은파만경을 타고 멀리 실려가기도 하였다.

이렇게 마을사람들모두가 화기에 넘쳐 살아갔으나 선녀만은 점점 수척해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자리에 눕고말았다.

그는 남편이 여러모로 극진히 구완하느라고 보람없이 애쓰는것을 보며 남모르게 눈물을 흘리였다.

선녀는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옥황상제는 벌써 두어번 꿈에 나타나 빨리 하늘로 올라올 차비를 하라고 일렀고 선녀가 지상에 내려가 진세의 사람과 혼인한것을 엄하게 나무라기도 하였다.

그래도 선녀는 차마 이곳을 떠날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남편과 귀여운 아들딸, 인정깊은 시어머니와 떨어져 어이 살며 다정하고 의리깊은 이웃들과 어떻게 헤여지랴. 어쨌든 옥황상제는 그런것은 아랑곳없이 나를 하늘로 끌어올릴것이다…)

모든것을 각오한 선녀는 남편과 아들딸을 불러들이고 시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채 눈물을 흘리며 그간의 사연을 자초지종 이야기하였다.

선녀의 말은 북받치는 설음으로 하여 자주 끊어지군하였다.

장쇠는 이 놀라운 사실에 너무도 억이 막혀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다가 안해를 와락 끌어안으며 부르짖었다.

《우리를 두고 간다니 그게 무슨 당치 않은 말이요. 옥황상제의 어명이 아무리 엄해도 그대를 놔주지 않을테요. 못가오. 우리를 두고 어데로 간단말이요.》

이어 온 가족이 선녀를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는 사이에 선녀의 모습은 점차 바다가쪽으로 사라져가기 시작하였다.

장쇠의 식구들은 선녀를 애타게 부르며 발버둥쳤다.

이때였다.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그들의 모습은 간데없고 총석우에 새로운 모양의 바위들이 생겨났다.

사람들은 그것을 그 생긴모양대로 장수바위, 각시바위, 애기바위라고 불렀다.

옥황상제는 제 딸을 살려준 은공도 저버리고 자기 뜻에 순종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들에게 《천벌》을 내려서 영영 바위로 굳어버리게 하였던것이다.

그때 장쇠가 일년내내 힘을 들여 지어놓은 낟가리도 돌로 굳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쌀바위라고 한다.

금강마을사람들은 장쇠와 선녀가 서로 인연을 맺은 그 굴을 《금란굴》이라고 부르며 그들을 못잊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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