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12-18    조회 : 803
 
세뿌리의 산삼이야기(1)

조선봉건왕조시기에 있은 이야기라고 한다.

서울 남대문밖 배고개마을에 린색하기 그지 없는 한 부자량반이 살고있었다.

어찌나 욕심사납고 극악스러웠던지 빚진 돈 한푼값에 남의 집 안해를 머슴으로 뺏아오고 동네집뜨락에서 노는 병아리는 굳이 제집것이라고 우기며 지어 밥을 지을 때에 문앞을 지나가는 길손보고는 량반집 고기국냄새 맡은 값을 내라고 행악질을 하는 량반이였다.

서울량반은 그처럼 녕악스럽게 재산을 긁어모았으나 모을수록 부족한것이 재산이요, 누릴수록 또한 아쉬운것이 인생의 락인지라 며칠째 문을 걸고 방에 드러누워 밤낮으로 생각을 굴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금강산산삼을 한뿌리만 먹어도 백년을 살수 있고 그곳 신령에게 치성을 드리면 억만재부를 얻고 죽어서 신선이 될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부랴부랴 행장을 차리고나서 상노아이를 견마잡히고 하늘소를 타고 금강산을 향해 떠났다.

열사흘밤, 열나흘날이 걸려서야 마침내 금강산 내금강 골어귀에 이르렀다.

때는 한창 만산에 단풍이 붉게 타는 풍치좋은 가을날이였다.

《금강산이 과시 천하절경이 분명하구나!》하고 하늘소에 올라앉아 금강산을 바라보며 연해 감탄하던 서울량반은 짐짓 사위를 살피더니 견마잡이아이를 불렀다.

《이애, 금강산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했느리라. 내 예서 잠간 쉴터이니 너는 얼른 저기 주막집에 가서 한끼 음식을 넉넉히 받아오너라.》

상노아이는 부르튼 다리를 절룩거리며 주막으로 달려가더니 이어 술과 안주며 기름진 음식을 한아름 안고 돌아왔다.

서울량반은 어린 상노에게 먹으라고 한마디 말없이 제혼자 말짱 큰 그릇을 가시고는 물함지배를 뚱기적거리며 다시 하늘소에 올라앉았다.

그들은 장안동을 지나 백천동으로 들어섰다.

훤히 트인 골안을 지나고 맑은 물 흐르는 시내를 건느자 사위는 온통 타는듯 한 붉은 단풍이요, 밟히는것은 구슬같은 옥계수에 씻겨내리는 희디흰 암반이라 거기에 안개발같은 구름이 발길에 감겨도니 짐짓 신선이 사는 별천지에 들어서는것 같았다.

《오오! 기기묘묘할시고! 그런데 신선은 어디 있고 장생불로 산삼은 어디 있을고? …》

서울량반은 자기를 잊은듯 별천지구경에 빠져있다가 피뜩 산삼 생각이 나는듯 산마루며 골짜기를 휘휘 눈을 굴려 살피였다.

차츰 골안을 따라 들어가니 울퉁불퉁한 길이 나졌다.

물독같은 덩지 큰 량반을 태운 하늘소가 문득 여기서부터 걸음을 내짚지 못했다.

《얘 돌쇠야. 네가 행장도 무겁게 지고 갈래, 하늘소도 앞에서 끌래 공연히 두가지 일을 할게 없다. 네가 진 짐을 하늘소에 옮겨싣거라!》

《그럼 나으리는?》

《나 말이냐? 나는 네가 업고 하늘소는 내가 끌면 네 일 한가지 덜고 산길도 빨리 갈게 아니냐?》

상노아이는 하는수없이 량반을 업게 되였다.

그의 여린 등에 업힌 량반은 하늘소의 긴 바줄 한끝을 잡고 갔다.

이때 약초를 캐고 산을 내리던 마을사람 몇이 그 모습을 보자 모두 혀를 끌끌 내찼다.

《원 저런, 악마같으니. 애한테 업혀 금강산구경을 하네그려.》

《그 심보 천벌을 맞아 뒈질놈이로군! 퉤!》

연약한 아이의 등에 업힌 서울량반은 소몰듯 다그어댔다.

《에끼 이놈! 부쩍 업어올리지 못할가! 내 발이 땅에 끌리겠다!》

량반의 호령소리에 머슴소년은 바르르 여윈 다리를 떨며 절구통같은 량반을 업고 몇걸음 힘겹게 내짚었다.

그러나 량반은 자기의 불룩한 배가 소년의 엉치까지 처져내려갔던지 발꿈치를 들며 다시 호령을 쳤다.

《어 이놈, 숨가쁘다! 똑바로 업어라.》

량반은 손에 든 회초리로 이번에는 소년의 가는 다리를 내리쳤다.

베잠뱅이에 드러난 아이의 종다리에 빨간 채찍자리가 나고 피가 맺혀 흘렀다.

이때 마을사람들속에 끼여있던 금동이라는 금강산총각이 멀리서 그 모습을 보다못해 무슨 궁냥이 트인듯 량반에게 다가와 점잖게 말을 뗐다.

《여보시오 나으리, 자기를 업은 아이를 때리기까지 하니 사람의 인정이 너무 몰인정하지 않소이까?》

말소리는 점잖으나 열길 가시가 돋힌 말이였다.

서울량반이 보니 허름한 약초구럭을 멘 총각이 자기를 걸고 훈시하는 꼴이였다.

《네 이놈, 내 머슴 내가 다루는데 네깐놈이 웬 참견질이냐. 그래 네놈이 내 머슴을 대신해서 나를 업어라도 주겠단 말이냐, 이놈!》

총각은 공손히 대답했다.

《아이가 불쌍하니 대신 제가 업어드리리다.》

《흥, 인심좋다. 허나 네가 내 머슴을 대신해서 나섰으니 품값은 없으렸다 이놈!》

총각의 잔등에 업히우자 량반은 오히려 이게 웬 떡이냐싶게 펀펀한 잔등이 순한 말안장같이 느껴졌다.

(이놈을 어찌하면 혼내워줄가?)하고 생각하던 총각은 량반을 업고 씨엉씨엉 골짜기를 톺아오르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목을 길게 빼들며 코를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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