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12-18    조회 : 785
 
세뿌리의 산삼이야기(2)

《흠흠, 어디서 이리 산삼냄새가 짙을고?》하고 총각은 다시 사방을 향해 냄새를 맡고 숨을 크게 들이키고는 《옳지, 저기에 산삼이 숨어있군!》하며 량반을 잠시 그자리에 내려놓고 길섶을 헤치고 들어가 허리를 구부정하고 꿇어앉았다.

량반은 총각이 산삼을 캔다고 하는 소리에 호기심이 부쩍 동하여 저도 모르게 그리로 다가갔다.

다가서보니 총각이 웬 풀포기를 마주하고 앉아 그 뿌리를 조심히 파들어가더니 잠간사이에 이상하게 생긴 약초뿌리를 캐내였다.

《어 그놈 과시 크다!》

총각은 흡족하여 뿌리를 캐들고 몇번이나 휘둘러보았다.

《이애, 그게 산삼이냐?》

량반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보매 삼물계를 전혀 모르는 량반이 확실했다.

《예, 이건 백삼이올시다.》

《뭐 백삼이라?》

《그러하오이다. 산삼이 백년자라 이렇게 크고 희멀쑥한것은 백삼이라 하옵는데 삼치고도 일등품이오이다.》

총각은 눈이 화등잔만해서 쳐다보는 서울량반에게 이렇게 이르더니 《아, 저기 또 있구나!》하고 열댓걸음 더 올라가 또다시 팔뚝같은 산삼 두뿌리를 무우뽑듯하였다.

그 백삼도 자그만치 터밭에 잘 자란 무우만큼씩 해보였다.

(저런 산삼 한뿌리면 만냥어치 아니냐. 아니, 그도 그렇고 한 뿌리만 먹어도 장생불로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세상에 이렇게 큰 삼이 있는줄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량반이였다.

금강산총각은 약초구럭에 산삼을 넣고나서 《그참, 온 골안에 삼이 한창이로군!》하고 지나가는 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량반은 금시 귀가 항아리만하게 열렸다.

《무어라고? 이제 분명 뭐랬지?》

《네- 이 골안에 산삼이 한창이라 했소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만물이 무르익는 계절이라 산삼도 땅속에서 살찌게 익어가며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오니 불어오는 바람결에 산삼냄새가 짙게 풍기오이다.》

그러자 량반은 《어험-》하며 대뜸 얼굴에 화색을 띠웠다.

그리고 총각에게 더는 업힐 념은 않고 앞길에 나서며 상노아이를 찾았다.

《돌쇠야, 너도 어서 산삼을 찾아라!》

총각이 나서며 《나으리, 이젠 업혀가시오이다.》라고 한마디 여쭈는 소리에 《아니다, 너는 그만 삼을 캐고 뒤에서 하늘소나 끌고오너라.》하고 말하고는 량반은 제먼저 삼을 찾느라 골짜기를 따라 오르며 풀밭을 헤매였다.

한참 찾아도 산삼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지 《얘 돌쇠야, 아직 못찾았느냐?》하고 량반이 물었다.

《네, 못보았소이다.》

《이놈아, 무얼 그리 꾸물거리느냐. 닁큼닁큼 찾아보아라.》하고 실성한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대였다.

금강산총각은 돌쇠에게 다가와 무슨 말인가 소곤소곤 주고받은후 목을 빼들고 손을 들어 가리켰다.

《나으리, 저 츠렁바위아래에 삼 한포기 보이오이다.》

그 소리에 량반은 허둥거리며 바위아래로 달려갔다.

그러나 어느것이 삼인지 가늠할수 없는지라 이 포기, 저 포기 닥치는대로 잡아당겨 뽑는데 총각이 민망하듯 다가와 량반이 밟고선 발밑을 헤쳐보였다.

《내 눈에는 헨둥한데 나으리는 밟고도 보지 못하오니 아마도 나으리가 부정을 탄듯하오이다.》하며 총각은 그 줄기를 뜯어버리고 큰 뿌리 하나를 캐여 아쉬운듯 내여주었다.

《어- 이놈, 황삼이로군!》

《황삼이라니?》

《예, 나으리 신수가 좋소이다. 백년 자라면 백삼이요, 백년을 더 자라서 이렇게 노란 기름이 내배기 시작하는것은 황삼이라 하오며 또 수백년 자라 온몸에 울퉁불퉁 주름이 생긴것은 만년삼이라 하옵는데 이 황삼 한뿌리 먹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력이 왕성해지며 또 만년삼을 먹으면 신선세계가 눈앞에서 오락가락한다하오이다.》

총각이 이렇게 구수하게 엮어대는 소리에 서울량반은 온몸이 구름우로 둥둥 떠오르는것 같았다.

량반은 황삼을 황금덩이 감싸듯 품에 간수하고 다시 어깨 바람을 일구며 제발로 골안을 따라 올라갔다.

하늘소를 끌고 따르던 금강산총각이 인심좋게 《저기 언덕아래 한뿌리요.》하고 백삼 한뿌리를 캐여주고 《아, 저기 로송밑에 한뿌리 또 있소이다.》하고 바위츠렁을 함께 타고넘어가 또 한뿌리 캐여주니 세번째로 캔것은 하늘이 도왔던지 신선을 바라본다는 만년삼뿌리였다.

그들은 어느덧 백천동골안의 명경대앞에 이르게 되였다.

사방 병풍을 두른듯 한 아늑한 막바지에 큰 금빛바위 하나가 장벽처럼 앞을 막고있었다.

《저 거울같은 큰 금빛바위가 바로 지옥에서 염라왕이 보내준 명경대라 하옵고 이앞의 누런 담소는 신령님께 제물을 드리는 황류담이라 하오니 누구나 여기서 신령님께 아뢰면 신령님의 령험이 도와 소원성취를 할수 있다하오이다.》

서울량반은 금시 눈앞에 온갖 행운이 주렁주렁 맺히는것 같았다.

금강산총각은 삼 두뿌리를 꺼내여 담소에 정히 던지며 절을 올리였다.

《신령님, 이 삼 받으시고 소인에게 복을 주소서.》

서울량반은 자기가 바라는 소원은 더 큰것이라 무엇인가 큰것으로 제물을 바쳐야 할것 같았다. 그러나 방금 캔 삼 세뿌리는 만냥재부라 차마 선뜻 내놓지 못하겠고, 주밋거리며 생각하던끝에 은전 몇잎을 갈라내여 담소에 정히 뿌리며 아뢰였다.

《신령님께 비나이다. 소인에게 간절한 소원이 많사오니 불쌍히 여기시와 복을 내리소서.》

량반은 바위우에 올라 큰절을 세번하였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생긴것이였다.

금강산총각이 신기한 눈길로 황류담을 지켜보더니 저켠 한곳을 손짓해보였다.

《아니, 량반님의 제물은 벌써 신령님께서 받아드시는것 같소이다. 저것 보시오이다.》

총각이 가리키는곳을 보니 명경대 안쪽으로 황류담의 물길이 빙빙 에도는것이 꼭 신령이 제물을 맛보는 조화인것 같았다.

《량반님은 참 좋은 운수를 타고났사오이다. 때마침 오늘이 초사흘날 신령님의 생일날이여서 오늘밤 자정에 이곳을 찾으시면 필경 금강산 신령님의 계시를 받으리이다.》

총각은 마치 큰 비밀이나 알려주는듯 귀전에 대고 속삭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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