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9-12-18    조회 : 320
 
세뿌리의 산삼이야기(3)

어느덧 솔바람이 불어오고 해가 저물어 석양빛이 골짜기를 곱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이어 총각과 헤여진 서울량반은 골아래 주막집에서 저녁을 먹기 바쁘게 머슴소년에게 초롱불을 들리우고 명경대를 찾아 올라갔다.

서울량반이 머슴소년을 앞세우고 명경대에 이르니 어느덧 밤은 깊어 자정이라 사위는 끝없이 고요하고 적막한데 명경대아래에 초불 하나가 어둠속에 가물가물 타오르고있었다.

(아, 신령님께서 벌써 이곳 령지에 드시였구나!)

아니나다를가 문득 《어서 오너라!-》하는 웅글은 부름소리가 머리우 어디선가 울려왔다.

서울량반은 황급히 꿇어앉아 무릎걸음으로 다가서며 신령님께 아뢰였다.

《소인 신령님께 문안드리오.》

초불이 한번 껌벅거리더니 신령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네가 서울 배고개마을에 사는 량반으로서 성은 배가요, 이름은 부자라, 갑축년 정월생이 틀림이 없느뇨?》

《그러하오이다.》

《네 평생에 재산 많고 늙어죽어 신선으로 환생함이 소원이라 하니 그게 사실인고?》

《예- 소인이 바라는바 오직 그것뿐이오이다.》

《아서라, 네 속세에 지은 죄 많거늘 어이 감히 하늘세상의 신선을 바라느냐?》

어인 일로 신령의 목소리가 자못 엄엄하였다.

《소인이 지은 죄 없사온데…》

《이놈! 발칙하다. 네가 정녕 변놓이로 남의 유부녀 빼앗은 죄, 이웃을 내쫓고 동네 늙은이를 욕보인 죄, 머슴을 때리고 마소같이 부린 죄가 없단 말이냐?》

신령의 그 어느 말 하나 사실과 틀린것이 없었다.

신령의 목소리가 련이어 울렸다.

《네놈 죄가 그리 고약하고 악착하니 네놈이 낮에 제물이라 바친 몇잎 안되는 이 돈잎이 그새 이렇게 돌로 변했노라!》

그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어둠속에 날아와 바로 눈앞에 떨어졌다.

서울량반은 그만 얼혼이 다 빠져나가는것 같았다.

그런속에서도 신령이 하는 말이 산울림같이 들려왔다.

《고약한 네놈의 죄가 여기 명경대에 력력히 드러나보였노라. 금강산은 원래 신선, 선녀들이 내리는 신성한 곳이요, 너같이 고린내 나는 놈이 오기는 처음이라 지옥신이 치를 떨며 당장 지옥으로 끌어가리라 하는것을 내 생일날 찾아온 네 정상을 생각해서 잠간 말렸으니 네가 지은 죄 백번 죽어 마땅함을 알겠느냐?》

뒤이어 골안을 뒤흔드는것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왔다.

서울량반은 넋을 잃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했다.

《죽을 죄를 졌사오니 한번 굽어살피소서…》하고 황급히 염낭에서 돈을 모두 내놓고 두손을 싹싹 비벼댔다.

초불이 바람결에 껌벅거리고 귀신의 울부짖음같은 무서운 소리가 들리더니 신령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럽게 울리는것 같았다.

《배부자야, 네 살아서 큰 부자되고 죽어 신선이 되려하면서 그 돈만 가지고서야 어이 지은 죄를 다 속죄하겠느냐?》

《약소하여 죄송하오나 지금은 이것밖에…》

《신령을 노엽히느뇨? 네게는 아직 네 몸밖에도 하늘소도 있고 삼과 머슴도 있지 않느냐? 그래 네 죄를 네 몸으로 갚을셈이냐?》

언뜻 신령의 목소리가 사납게 울려왔다.

《아니, 신령님이 원하신다면 머슴아이를 드리리다.》

삼은 하나가 만금재산이요, 하늘소는 타고갈 재산이라 한순간 타산에 불쑥 이런 말이 튀여나왔다.

《아서라, 머슴소년으로 말한다면 네놈이 거짓 빚문서를 만들어 동네 김서방의 아들을 끌어온것이니 그 죄를 씻기 위해 응당 여기에 두고가야 하려니와 네가 하늘로 오르는 신선문을 열자면 그것만 가지고는 어림없다. 여봐라! 저 사람이 아직 자기 죄를 가볍게 아니 지옥신선 게 있느냐?》

그 소리에 이어 금시 지옥문이 열리기라도 하는듯 딛고선 땅이 갈라지는것 같은 무서운 소리가 울렸다.

《아이쿠, 용서하옵소서. 하늘소도 다 드리리다.》

신령의 부름에 소년이 돈주머니를 들고 하늘소에 앉아 명경대 뒤켠으로 사라졌다. 신령이 제물로 받은 모양이였다.

이어 신령은 오금박듯하는 소리로 엄하게 말했다.

《내 말을 명심해듣거라. 이후로는 언제나 마음을 바로가지고 착한 일을 많이 하거라. 네가 가진 삼 세뿌리는 내가 금강산총각을 시켜 특별히 너에게 준것이니 이제부터 착한 일에 힘쓰고 악한것을 멀리하면 그 삼이 크게 효험을 볼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효험이 전혀 없을것이니 부디 내 말을 명심하라.》

신령의 말은 끝났다.

그 말에 이어 명경대의 초불도 순간에 꺼져버렸다.

서울량반은 휘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강산신령을 만나 계시를 받으려던 소원풀이는 하였으나 온몸은 땀으로 흠뻑 미역을 감은것 같았다.

맥없이 휘청거리며 산을 내린 그는 이튿날 아침 서둘러 삼 세뿌리만 가지고 서울길을 향해 떠났다.

(흥, 신령님의 계시가 까다롭기도 하군. 신선되는 길이 그리 힘든고? 여하튼 우선 먼저 먹고봐야 할가부다.)

이런 속궁냥을 하며 서울량반은 발길을 옮겼다.

이때 옥천봉중턱에서 금강산총각이 돌쇠와 함께 서울량반을 바라보며 소리내여 웃고있었다.

어제밤 명경대에 나타났던 신령은 다름아닌 금강산총각이였다.

그리고 금강산총각이 서울량반에게 캐여준 삼뿌리인즉 하나는 금강산의 백도라지요, 다른것은 게루기와 더덕이였다.

이 일은 있은후 금강산사람들은 모두 이 일을 통쾌하게 여기며 옛말처럼 전해갔으며 그후 머슴소년은 금강산총각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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