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20-02-18    조회 : 334
 
금강산의 승병대장(1)

몰려오는 검은 구름

 

검은 장삼을 한 사나이가 유점사뒤산으로 시름겹게 오르고있었다.

륙척장신의 훤칠한 키에 쉰고개에 이른 준수한 얼굴, 반백의 수염발을 가슴노리까지 드리운것이 어딘가 여느 스님들과는 다른 유표한 모습이였다.

한손에 길지 않은 륙환장을 짚고 산길을 오르는 그가 바로 사명당이였다.

임진조국전쟁이 터진이후 그는 줄곧 비로봉마루에 올라 아득히 남쪽으로 뻗어간 산발들을 바라보며 시름겨운 생각에 오래도록 잠기군 하였다.

남쪽 먼곳에서 왜적이 쳐들어왔다는 봉화가 타오른것은 달반전의 일이였다.

그 놀라운 소식이 귀전에 언뜻 스쳐지나가자 림해군과 순화군 두 왕자가 왕을 호위할 근왕병을 모집하려고 강원, 함길도로 떠났다는 풍문이 들리더니 이어 선조왕이 서울을 버리고 떠나고 왜적의 무리가 서울에 기여들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문이 날아왔다.

사명당은 그 소식을 듣고 여러 스님들과 함께 유점사의 불당에 모여 재를 올리며 통곡하였다. 그리고는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밤낮으로 재를 올리고 념불을 외웠다.

그러나 국란의 비운은 시시각각 금강산쪽으로 몰려오고있었다.

근왕병을 모집하려고 조정의 고관들을 거느리고 원주에 이르렀던 순화군은 서울이 왜적에게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자 황급히 북쪽으로 줄행랑을 놓았다. 그후 얼마 안있어 멀리 산너머 어디선가 어지러운 총성이 울려오고 곳곳에서 검은 구름이 타래쳐올랐다.

벌방고을과 마을들에서 백성들이 금강산의 깊은 골안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마을은 불에 타고 백성들이 왜적의 칼에 무참히 쓰러졌다고 한다.

(왜놈들이 무고한 인명까지 마구 해치다니…)

사명당은 그게 사실인지 자신의 눈으로 보고싶었다. 산을 내려 마을에 이른 그는 눈앞의 광경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마을들이 형체도 없이 불에 타버리고 가는곳마다 사람들의 시체가 발에 걸채였다.

사명당은 그 처참한 광경앞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적의 선봉이 통천지경에 발길을 들여놓았다니 여기 금강산의 사찰에도 언제 왜적이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였다.

그는 이 순간 스승인 서산대사가 몹시도 그리웠다.

서산대사는 그에게 불교의 심원한 계률과 함께 인간세상의 온갖 선악을 깨우쳐준 참스승이였다.

나라에 변란이 일어나자 그에게 이 국란에 대처할 일을 묻기 위해 건장한 스님을 띄운지가 벌써 보름남짓 되여오는데 대사는 아직도 소식이 없었다.

사명당은 지금 주변에 벌어지는 이 모든 재난이 너무도 엄청나고 급작스레 닥친것이여서 좀처럼 마음을 진정할수가 없었다.

서산대사가 있을 저 멀리 서북쪽하늘을 바라보니 그곳에도 피빛처럼 짙은 저녁노을속에 곳곳에서 타오르는 검은 연기가 하늘을 검붉게 물들이고있었다.

사명당은 임금이 떠나간 서북쪽을 향해 두손을 합장하고 조용히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고는 어느덧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산길을 내리기 시작했다.

여러 사찰들에 기별을 띄웠으니 지금쯤은 아마 각 사찰과 암자들에서 주지승들이 모여와 자기를 기다릴것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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