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20-02-29    조회 : 159
 
삼일포(1)

지금으로부터 천수백년전이였다.

지리산의 신선 영랑, 술랑, 안상, 남석이 풀밭 너럭바위우에 앉아 바둑도 두고 책도 읽으며 놀고있었다.

술랑과 마주앉아 한창 바둑에 열중하던 영랑은 두번 연거퍼 이기고 세번째로 들어서자 말을 꺼냈다.

《금강산경치는 천하사람들 모두가 가보고싶어하는 절승이요, 또 금강산을 비롯해서 관동팔경이라 하는 아름답기로 이름높은 여덟곳이 있다하니 우리 한번 가보지들 않겠소?》

넷중에 나이가 제일 많고 지혜도 으뜸인 그의 말에 술랑은 《아, 그거 참 좋겠소이다.》하고 반색하며 바둑판을 밀어놓았다.

《거, 참 좋은 생각을 하셨소. 나도 늘 생각은 하면서도 미처 말을 내지 못하였소이다. 가을철이라 춥지도 덥지도 않고 또 단풍이 한창일테니 지금이 꼭 좋을것 같소.》

좀 떨어져 로송에 몸을 기대고 앉아 옥퉁소를 만지작거리고있던 남석만이 유독 심드렁한 얼굴이였다.

《원 영랑형님도… 아무리 관동팔경이 산천경개 절승하다한들 우리가 있는 이 산에 비기리까. 모르기는 하오마는 이 산의 경개만 못하리다.》

남석이 이같은 말을 하고 고개를 가만히 가로 흔들며 옥퉁소를 입으로 가져가니 술랑이 눈을 약간 치뜨고 나무랐다.

《남석은 우물안 개구리요. 아직 지리산밖에는 모르니… 산과 물이 맑고 아름답기로 천하제일인 우리 나라에 어찌 산천경개 좋은곳이 이곳뿐이겠소.》

그러자 남석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아, 우리 두류산(지리산)은 예로부터 산천이 아름답고 기이하며 산밖은 좁고 안이 넓으니 이보다 좋은곳을 찾기 어려우리다. 그러니 여기저기 사람이 살고있어도 그 있는데를 몰라 관가의 시비없어 좋고 남해쪽에 가까와 기후가 따뜻합니다. 감과 밤, 온갖 산열매 스스로 열리고 스스로 떨어지며 높은 봉우리우에도 씨를 뿌리면 곡식 또한 여무니 이 아니 좋은곳이오이까. 어서 글이나 읽읍시다.》

《글이라… 글이나 읽는다?!》

영랑이 별로 나무라는 기색도 없이 말했다.

《그럼 남석은 여기 남아서 글이나 읽으며 동자를 데리고 솔잎이나 마련하오.》

그러자 안상이 한손을 길게 휘저으며 《그래, 남석은 여기 남아서 다람이와 사이좋게 밤알이나 줏구려. 하하하…》하고 크게 웃었다.

남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안상형님. 그저 그렇단말이지, 제 어찌 혼자 떨어져있겠습니까. 나도 세분 형님을 모시고 함께 가겠소이다.》라고 하더니 애솔들이 우거진 솔밭쪽을 향해 큰 소리로 웨쳤다.

《이애 동자야-》

《네-》하는 소리와 함께 솔숲에서 나어린 동자 하나가 애솔잎을 손에 쥔채 급히 달려나왔다.

《부르셨소이까?》

《그래. 지금 곧 관동팔경 유람을 떠나야겠다. 빨리 가서 행장 준비해라. 그리구…》

남석은 안상쪽을 한번 흘깃 돌아다보고나서 한껏 소리를 낮추어 동자의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였다.

《너 알지, 내 행장에는 선주(신선들이 먹는 술) 한병 더 넣어라. 큰 호로병말이다.》

빙긋이 웃으며 이 모양을 바라보고있던 안상이 고개를 제쳐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안갈것처럼 하던 남석이 우리보다 더 서두르는군. 허허허…》

그리하여 네 신선은 각기 행장을 준비한후 관동팔경의 여덟곳을 하루 한곳씩 유람하기로 하고 그날로 길을 떠났다.

지리산에서 금강산까지는 천리 먼 길이였으나 호풍환우(도술로 바람비를 불러일으키는것)하는 신선들의 려행이라 거칠것이 없었다.

그들은 떠나기에 앞서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별안간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오색채운이 낮게 드리우며 황학 네마리가 날아 내려왔다. 황학들이 다시 하늘 높이 솟구쳐오르니 그 등에 올라탄 신선들은 간데없고 멀리 공중으로부터 생황소리만이 은은히 들려왔다.

이렇게 하여 네 신선이 가보고자 하던곳이 이르러보니 관동팔경의 이름이 헛되지 않아 산수의 경개 과연 절승이였다.

간성, 청간정, 강릉의 경포대도 좋았지만 고성의 천연호수 삼일포(그때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웠음.)는 더욱 아름다웠다.

골안이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었으며 호수주위에는 갖가지 형상의 기봉들이 옥병풍을 두른듯 둘러있었다. 그뿐아니라 층암절벽에 우거진 로송들이 쪽빛 수면에 드리워있어 아름답기가 무엇이라 이름할수 없었다.

호수가운데는 해오라기들이 한가롭게 자맥질하고있었고 맑고 푸른 물밑에 고루 깔린 모래알은 은구슬을 뿌린듯 희고 고왔다.

영랑이 감탄의 한숨을 내쉬며 《과연 선경이로다. 자, 그럼 우리 저 호수가운데 있는 섬으로 가서 려장을 풉시다.》하고 짚고있던 지팽이를 물우에 던지였다.

그 지팽이가 곧 다리로 되니 네 신선은 호수가운데 있는 섬으로 건너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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