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날자 : 2017-03-04    조회 : 1
 
은사다리, 금사다리와 금강초롱

옛날도 먼 옛날 비로봉밑에 일찍 부모를 잃은 두 오누이가 있었다. 그들은 가난한 살림에도 서로 극진한 정을 나누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누이는 뜻하지 않은 병에 걸려 불행하게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였다.

누이의 병을 구완하려고 집을 나선 동생은 이름난 의원이 있다면 아무리 먼곳이라도 찾아갔고 좋은 약이 있다면 깊은 골짜기와 높은 벼랑도 마다하지 않고 오르내리였으나 병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그래도 기어이 누이를 구원하겠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이산저산 헤매이며 약초를 찾던 그는 어느날 해가 기울무렵 너무나도 맥이 없어 개울가 벼랑에 기대여 누웠다.

사방은 조용하고 물소리만이 정답게 들리는데 뜻밖에도 그리운 어머니가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불쌍한 내 아들아, 네 누이의 병을 고칠 약이 이 세상에는 없단다. 달나라의 계수나무 열매만이 약으로 된다는데 사람의 힘으로는 할수 없는 일이다.》하면서 어머니는 부드러운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것이였다.

그러자 동생은 《어머니!》하고 웨쳤는데 그 소리에 놀라 깨여나보니 꿈이였다.

너무나도 서러워 목놓아울던 그는 하늘의 달나라가 아무리 멀어도 기어이 가서 누님의 약을 구해오리라 맘먹고 백천동마을의 백살난 로인을 찾아갔다.

동생의 말을 듣고난 신령스러운 그 로인은 하늘이 제일 가까운 이 세상의 한끝은 비로봉이기때문에 그 마루에 올라서면 달나라가 얼마 멀지 않지만 거기는 사람이 못가는 딴세상이라고 했다.

계수나무열매를 따오리라 결심한 동생은 다음날 산에 약초캐러 간다고 누이를 안심시켜놓고 비로봉마루를 향해 먼길을 떠났다.

하지만 정작 비로봉꼭대기에 오르니 하늘까지 갈 일이 난감하였다.

동생은 누님이 자기를 기다리며 얼마나 근심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나서 집쪽을 향해 내려다보았다.

바로 이때 어디선가 갑자기 《좌르릉, 좡좡.》하는 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잣나무숲속에 얼른 몸을 감추고 주위를 살펴보았는데 아니 글쎄 눈이 부시게 새하얀 사다리가 주르르 내려오더니 어여쁘게 생긴 녀자가 불룩한 물병을 안고 사뿐사뿐 내리고있었다.

놀라운 눈으로 지켜보던 동생이 저게 바로 우리 누님이 옛말로 들려주던 월궁선녀로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은사다리는 어느새 올라가고 선녀는 물길러 산밑으로 내려가고있었다. 한참 지난 후 물을 길어가지고 다시 나타난 선녀는 물병을 놓고 왼켠에 있는 흰 바위곁으로 가더니 부드러운 빛을 내는 돌을 하나 어떤 바위구멍에서 꺼내여 오른 손에 쥔 다음 동쪽을 향해 마주서는것이였다. 한번 손을 들어 그것을 하늘에 비치고 다른 손에 바꿔쥐고 두번다시 비친 후 돌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넣으니 이번에는 금사다리가 내려왔는데 선녀는 그것을 타고 올라가고있었다.

신기한 일을 눈앞에 본 동생은 무서움도 잊고 흰 바위로 달려가서 선녀가 두고간것을 꺼내보았더니 그것은 여러가지 빛갈을 내는 신기한 구슬이였다.

드디여 하늘로 올라갈수 있는 비밀을 알게 된 그는 너무나도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며 다음날 밤을 기다리고있었다.

한편 병석에 누워있던 누이는 약초캐러 나간 동생이 밤깊도록 들어오지 않아 불길한 근심속에 마음을 태우다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초롱불을 켜든 다음 동생을 찾아 문을 나섰다.

동생을 찾던 누이는 다음날 밤 비로봉마루까지 오르게 되였다. 그런데 령마루에 올라서자 그는 멀지 않은 맞은켠 바위쪽에서 이상한 광채가  번뜩이는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가까이 가보니 커다란 금사다리가 하늘에서 땅우에 길게 드리웠는데 그우에 그리운 동생이 올라서 있는것이였다. 넋없이 달려가 동생을 껴안으려던 누이는 그만 돌부리에 걸채여 엎어지고말았다.

누이는 안타깝게 두팔을 벌리고 발을 굴렀으나 금사다리는 벌써 하늘나라쪽으로 멀어져갔다.

하늘로 올라간 오랍동생은 낯설은 세상의 바람을 헤치며 겨우 달나라에 이르러 마침내 계수나무열매를 딸수 있었다.

그는 적삼을 벗어 그 열매를 싸안은 다음 사랑하는 누님이 애타게 기다릴 집으로 가려고 밤잠도 못자며 비로봉이 가까운 하늘까지 와서는 조용히 앉아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리고있었다.

그런데 이때 하늘왕이 인간세상의 사람이 신선나라에 왔다는것을 어떻게 알고 노발대발하였다.

왕의 분부를 받은 신하들은 잠시후 동생을 붙들어 가지고 궁궐로 들어왔다.

자기앞에 끌려온것이 어린 소년이라는것을 알자 왕은 놀라며 하늘로 올라오게 된 연고를 물었다.

소년의 이야기를 다 듣고난 하늘왕은 《기특할시고!》하며 룡상에서 일어섰다.

《인간세상에 이같이 지극한 남매간의 사랑이 있는줄을 내 몰랐노라. 여봐라! 천궁에서 가장 날랜 룡마를 가져오너라.》

이리하여 소년은 계수나무열매와 하늘의 선물을 가득 받아가지고 룡마우에 올라앉아 비로봉을 향해 질풍같이 달리였다.

그러나 신선나라의 하루는 인간세상의 천년과 같은지라 오랜 세월을 하루같이 밤이면 초롱불을 켜들고 동생이 오기를 기다리며 비탈진 령길을 오르내리던 누이는 끝내 그리운 동생을 만나지 못한채 어느날 저녁 비로봉중턱에서 숨이 지고말았다. 하지만 누이가 죽을 때 그의 손에 쥐여있던 초롱불만은 그대로 켜져있었는데 그 불은 이상하게도 날이 가고 달이 바뀌여도 꺼지지 않더니 차차 꽃으로 변하여 후에 사람들이 그 꽃을 금강초롱이라 불렀다.

또한 은사다리, 금사다리가 부서져내릴 때 육중한 바위돌들로 변했지만 비로봉말기에 두갈래로 쭉 뻗은 그 돌줄기들을 아직도 이름만은 옛날 그대로 은사다리, 금사다리라고 변함없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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