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1248-1326, 13세기 후반기부터 14세기초에 활동한 학자)의 시 《금강산》중에서
ㅇ 능인보전이라 쓴
금빛 뿌리는 전자 글씨
황룡이 있는듯 하건만
꿈틀거리지 않아라
ㅇ 우뚝 솟은 산봉우리 너무 높아
사람은 갈수 없고
오로지 기러기만
살같이 날아 지나누나
ㅇ 서쪽으로 걸음 옮겨 또 백천동에 들어서니
백군데로 갈라진 물 숲속을 뚫고 흘러가네
ㅇ 돌우에 누가 뿌렸는고
새하얀 진주알을
반짝반짝 굴러내려
산빛속에 흘러드네
ㅇ 키돋움을 하는듯
층층이 솟은 바위는 또 얼마인가
서리빛 창검인양
하늘중천에 꽂혀있네
절경을 다투듯 뾰족뾰족 솟은
봉우리는 또 얼마인가
상아비녀 구슬붓대
서로서로 얽혀 섰구나
ㅇ 가을철 내리는 하루밤 서리에
온갖 잎새 단풍들어 붉어지니
비단장막 비단병풍
수놓아 둘러친듯 하여라
신천(?-1341, 고려말기에 활동한 문인으로서 시와 산문에 능하였고 자연풍경시를 잘 지어 알려졌다.)의 시 《총석정》중에서
ㅇ 떨기떨기 솟아있는 사선봉이여
개일 때나 비올 때나 언제나 맑고 깨끗하여라
ㅇ 물새들 날아예는 기슭으로
붉은 여귀 밟으며
바위곁에 자라난 푸른 솔을 만지노라